회고록

치과위생사 개발자로 전향하다.

윤도ri 2022. 6. 22. 01:09

그동안 참 바쁘게 지내고 많은 일이 있었다. 국비 학원을 수료하고 벌써 2개월이 지났다. 취업 준비를 하던 중
내가 진로를 바꾸게 된 스토리를 남기고 싶어 적게 되었다.

나는 백엔드 개발자로 전직 준비중인 치과위생사이다.

다들 궁금해하실 것 같다. 문과도 아니고 보건계열인데 왜 개발자가 되었지?
글로 설명하면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작성해보았다.


[ 치과위생사로서 일하다 ]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 2014년 치위생학과에 입학하여 2018년에 치과위생사 면허를 취득하고 바로 일을 시작했다. 줄글만 가득 찬 재미없는 책들만 보다가 직접 보고 해 보니 (물론 실습도 했다) 책의 이론들이 와닿고 임상이 재미있구나 생각을 했고 어느 신입들처럼 나 또한 희망찬 미래를 그려 나갔던 것 같다.

치과 CT이다. 임플란트를 심기전 보통 길이를 재기 위해 찍는데 치과에서 보통 이런 업무를 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졸업 후 2년을 선생님들 밑에서 배우느라 정신없이 보내고 적응을 점차 해나갔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들었다. 치료가 끝나고 환자분들이 나에게 감사하다고 말해주실 땐 행복하고 뿌듯함이 컸지만 이 직업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이 직업으로 일한다면 어느 순간 내 성장이 멈출것 같았고 불안했다.

그때의 난 직업을 바꾸겠다는 마음은 감히 먹지 못했다. 무려 4년이나 공부하고 면허를 땄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과분야에서 가능한 경우의 수를 모두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고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난 외국을 나가보기로 결정했다. 처음엔 워킹 홀리데이로 1년만 다녀올까 생각하다가 캐나다에서 치과위생사로서 큰 메리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캐나다의 dental hygiene 이 있는 컬리지에 도전해보기로 했고 본격적으로 치과를 다니며 영어공부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대학교성적을 토대로 조건부 합격을 했었다.

[ 캐나다 컬리지를 도전하다 ]


컬리지를 도전하려하니 해야 할 것이 많았다. 아이엘츠 점수도 만들어야 하고 비자도 신청해야 했고 돈을 만들어 놓기 위해 계속 일도 해야 했다. 일단 아이엘츠 .. 머나먼 산이었다. 영어라곤 대학교 때 토익한 이후로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자기소개도 헬로우 나이스투미츄 앤유? 정도 할 수 있는 왕초보중의 왕초보 수준이었다.

첫 번째로 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일이 끝나고 회화학원에 다녔다. 3개월을 첫 번째 회화학원을 다녔는데 Basic Grammer in Use 를 활용하여 매일매일 페어와 함께 연습했다. 일이 끝나고 과제를 해야 하는데 너무 피곤해서 자지 않기 위해 나의 직장에서 역까지 걸어 다니면서 (거의 30분 거리) 외웠던 기억이 난다. 결국 이 학원에서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게 되었고 영어로 말하는 것이 더 이상 두렵지 않았고 재밌었다. 두 번째 회화학원도 5개월 정도 다녔는데 엄청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숙제도 어마 무시했지만 한번 입이 트이고 나니 재미있어서 새벽을 새더라도 꾸준히 다 해갔던 기억이 난다.

회화가 어느정도 됐다고 생각하여(그땐 그랬지만..지금은 가장 어렵다..) 난 아이엘츠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이엘츠는 Listening, Reading, Writing, Speaking 총 4과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학교를 입학하기 위해 필요한 점수가 있었고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Speaking 한 과목 때문에 끝까지 노력했지만 조건부 허가를 받아놓고 결국 가지 못했다. 정말 힘들었고 이 길이 내 길이 맞을까 혼란스러웠다. 이때가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첫번째 사진은 첫번째 학원에서 받은 상장이고 두번째는 두번쨰 학원에서 공부해온 책들이다. 

[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다 ]


컬리지가 1년이 유예되면서 나는 내 인생에 대해 돌아보기 시작했다. 1년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아이엘츠 점수를 빨리 따고 다시 취업을 하는 게 맞았지만 치과위생사 길이 맞나 고민이 들었다. 처음에 말한 것처럼 사실 난 이 직업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캐나다에서 충분히 치과위생사로 일하고 먹고 살 수 있었지만 내가 이 일을 평생 하면 행복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만약 캐나다에서 계속 산다면? 만약 내가 혼자 산다 면 감당할 수 있을까? 이런 여러 가지 생각이 뒤엉켰던 것 같다. 쉬면서 영어공부는 계속했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게 되었다.

[ 바이오 데이터 엔지니어 사업에 참여하다 ]


계속 방황을 하던 중 고민을 하더라도 돈을 벌면서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알아보던 중 아는 치과위생사 친구가 이 사업을 참여하면 소정의 돈을 준다고 하여 참여하게 되었다. 보건계열 학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정부지원 사업이라 쉽게 지원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이메일이 왔고 이때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코딩이라곤 ㅋ자도 모르던 나는 과제로 주어진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리눅스의 기초, 파이썬 문법, 프로그래밍 R을 강의로 학습하였는데 흥미로웠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내가 코드를 작성하는 대로 화면에 나타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아졌던 것 같다.

열심히 강의들으며 정리했던 기록이 있다. 물론 지금은 쓴지 오래되어 잘 기억이 안나지만.. 다시 공부하면 빨리 학습 할 수 있지 않을까..?

[ 진로 탐색을 하다 ]


바이오 데이터 엔지니어 사업에 참여하며 나는 진로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예전부터 눈여겨보던 진로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무려 30만원이라 3개월 동안 수많은 고민을 거쳐 내 인생을 위해 투자하기로 했다. 결국 이 경험은 나에게 진로를 바꾸겠다는 큰 확신을 가지게 해주었다.

처음 몇 주는 직업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신다. 직업을 선택할 때 돈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다. 딱 3가지를 보고 결정하는 것인데 재능, 성향, 직업을 선택할 때 동기 3가지를 보고 결정하라고 하셨다.

전화 상담 전 적어야 하는 항목이 있어 열심히 작성 후 1시간 상담을 했던 것 같다. 이때 충격받은 점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나한테 치과위생사는 맞지 않는 직업이라고 하셨다. 직업을 선택할 때 발전/성장하는 일을 할때 가장 동기부여를 많이 얻고 반복적인 일을 하는 것이 안 맞는다고 하셨다. 이때부터 아차 했던 것 같다. 내가 지금껏 피곤하게 느끼고 힘들었던 이유가 이게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두 번째로 신기했던 건 나에게 적성이 맞는 직업목록에 SW 개발자가 있었다.

동기에 발전/성장이 가장 높은 것을 볼 수 있고 호기심이 높은 편인걸 볼 수 있다. 재능에 봉사/서비스가 높게 나온건 내가 무의식적으로 사람을 돕는 일이 봉사/의료서비스 제공으로 생각했어서 인것 같다.

이때까지 난 반신반의했던 것 같다. 해보지도 않고 맞는지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그 직업에 대해 직접 알아보라고 하셨다. 처음엔 이럴 거면 이 프로그램을 왜 하나 30만 원이나 줬는데 넌 이게 맞아! 이렇게 사주 맛집처럼 말해주셔야 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그렇지만 백수에겐 30만 원이란 피 같은 돈이기 때문에 난 유튜브, 구글 등을 뒤져가며 현실적인 부분, 일적인 부분, 비전공자로서의 어려움 등을 모두 다 찾아보고 잡코리아에 들어가서 개발자가 되려면 어떠한 역량이 필요한지 모두 찾아보았다. 직접 해보니 선생님의 말씀이 이해가 갔다. 내가 직접 주도적으로 알아보니 이 일이 나에게 잘 맞겠다는 확신을 들게 해 주었다. 모든 주도적으로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구나 깨달았다.

결국 SW 개발자를 선택하였다.

[ 생활코딩으로 CSS, HTML을 맛보다 ]


이때쯤 나는 바이오 데이터 엔지니어 양성산업에 반정도 참여한 상태였는데(오직 강의만 들었다..) 진로 탐색을 끝나고 나서 바로 개발자로 도전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이 때 한번 더 직접 개발을 해보고 결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처음 입문을 보통 생활코딩으로 하길래 HTML과 CSS 강의를 들으며 독학했다.

처음 화면을 구현해보며 신세계를 맛보았다. 와 이걸 내가 왜 이제 알았지 싶었다. 그냥 당연하게 생각했던 UI 가 코드 몇 줄로 나타난다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이때 개발자로 도전해야겠다고 확신했다.

치과에서 일하면서 아쉬웠던 점들이 많았다. 의료정보에 대한 격차로 환자마다 받는 서비스가 크게 차이 난다는 것을 알았고 나 또한 겪는 일이기도 했다. 그래서 나중에 의료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이 격차를 줄이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 분 강의는 입문자에게 듣기 아주 적절한 강의이다. (강추) 나처럼 ㅋ 도 모르던 코알못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국비 학원을 신청하다]


개발자로 도전하기로 마음먹은 후 바이오 데이터 엔지니어 양성 산업은 중간에 그만두었다. 개발을 집중적으로 배워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컬리지를 환불했다.(약 200만 원의 손해를 봤지만..)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었고 나에겐 이 길을 가야겠다는 그만큼 확신이 있었다.

국비 학원을 선택하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처음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이곳저곳 상담을 받았다. 그러던 중 쌍* 국비학원에 합격하였다.(국비 학원 또한 등록하려면 시험을 봐야 한다..) 그런데 그곳에 입과 준비를 하던 중 우연히 어떤 분이 타 학원의 강사님을 추천해주셨다. 난 학원보다 강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충분히 알아본 뒤 결국 타 학원으로 등록하게 되었다.

[ 6개월간 국비 학원에서의 고군분투 ]


학원을 다니면서 나 자신에게 약속했던 것은 오늘 들은 수업은 오늘 모두 이해하고 복습하자였다. 처음엔 오프라인 수업이어서 우리 집부터 학원까지 한 시간 반이상이 소요되어 5시쯤 일어나서 학원을 가고 저녁 10시 넘어서까지 복습하고 갈 때도 많았다. 나는 알았다. 비전공자로서 전공자들을  뛰어넘으려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국 난 수업을 끝나기까지 수업들은 모든 내용을 블로그에 올리게 되었다. 또한 일주일에 3번 이상 강사님이 짜주신 팀원들끼리 오늘 배운 부분에 대해 복습하고 토론했다. 전공자분들이 꽤 계셔서 모르는 부분을 도움받을 수 있었고 나 또한 열심히 찾아보고 내가 아는 부분은 열심히 설명해드렸던 것 같다.

교육을 들은 지 4개월쯤 되어 JSP를 활용한 팀 프로젝트를 참여했다. 기획부터 개발까지 하는 것은 처음이라 어려움이 많았다. 열심히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프로젝트가 미완성으로 끝나게 되었고 이때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크게 깨달았다. 느낀 점은 아래 링크를 달아두었다.
https://turtle8760.tistory.com/87?category=1072840

JSP  팀 프로젝트 끝, 느낀점

드디어 두 달 만에 첫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사실 끝나자마자 쓰려고 했으나 시간이 부족하여 국비과정이 완료되고 작성하게 되었다. 일단 한 문장으로 느낀 점을 표현하자면 "많이

turtle8760.tistory.com


Spring 수업을 마지막으로 국비 수업을 수료하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10% 오프라인 90%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학원 동기들과 많이 친해지지 못했고 아쉬운 마음이 정말 컸다. 열심히 했지만 더 열심히 할걸 추가적으로 더 만들어 볼걸 이란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수많은 국비 학원 비추 후기를 보며 못 따라가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강사님이 설명을 너무 잘해주셨다. 역시 내 선택이 옳았음을.. 이길로 안내해주신 멘토님과 가르쳐주신 강사님께 정말 정말 감사했다. 물론 국비 학원의 단점도 많다. 비전공자에서 네 카라 쿠 배 리드 개발자가 되신 분들의 스토리를 찾아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 취업 준비 시작 ]


이제 막 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이제 시작이구나.. 학원이 시작이 아니었구나 깨달았다. 취업하면 또 이제 시작이구나 하겠지..? ^^.. 돌봐주던 어미새가 아기새에게 난 할 도리를 했으니 떠나거라 하는 것처럼 내던져진 기분이 든다.
두렵고 할 수 있을까 벌써 한 숨이 절로 나오지만 그래도 도전해보려 한다. 열심히 해서 안 되는 것은 없다고 한다. 사람마다 꽃이 피는 날이 다른 것처럼 나 또한 1000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또 달리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자 시작이야 내꿈을~~ 이노래가 생각나네요 ^.^

비전공자였는데 개발자로 성공한 사례를 많이 봤다. 그러나 모두 다 쉽지 않았다. 다들 간절했고 어려운 길을 밟아왔고 고난 끝에 정상에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마인드 또한 멋지다. 혼자만 가는 것이 아니라 뒤돌아 이쪽이 지름길이라고 손을 내밀어 주신다. 이런 선배님들을 보며 나도 이런 개발자 선배가 돼야지 다짐하고 나도 함께 성장하고 개발하여 세상에 올바른 가치를 전해주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주 긴 이야기였는데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이제 취업 준비를 시작하지만 마음 단단히 먹고 임해보려 한다. 다음엔 꼭 취업에 성공한 스토리로 글을 쓸 것이다. This is not rocket science! 비전공자에서 개발자로 전향하신 개발자님께서 해주신 말인데 "어려운 일이 아니야!"라는 뜻이라고 한다. 힘들 때마다 이 말을 외쳐본다. 로켓과학도 아닌데 한번 도전해보자! 아자!